2011.06.07


- 고생한 주현이에게 차비를 못 줬다.


- 윤제를 만났다. (대학 후배) 


- 인솔되어 가는 길에 오리걸음을 했다. 시작인가.


- 보급품을 받았다. 생활관에 들어와 삭막한 분대원을 만났다.


- 입고 왔던 옷을 택배 박스에 넣었다. 






2011.06.08


- 긴장한 것만큼 어려운 일과는 없었다.


- 교번 순대로 잘라 '분대장'이 되었다. 이게 뭐지?


- 두발에 걸려 어제 오자마자 머리를 잘렸음에도 또 잘렸다.


- 점심 부식으로 나온 콜라가 맛있다.


- 밥도 잘 나오고 아침부터 생활을 시작하니 몸에 있는 독이 빠지는 기분이다.


- 보급품을 사이즈에 맞게 교환했다.


- 6주차 토요일 면회, 9주차 토요일 면회, 12주차 외박.






2011.06.09


- 목소리가 안 나온다.


- 유난히 급식이 맛이 없다.


- 연대장 후보에 올랐다.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다.


- 군가교육을 받았다. 군가는 예상외로 재미있었고, 성악병의 건방진 표정이 인상적이다.


- 총을 받았다. 628***! 진짜 군인이 된 느낌? D - 111 OMG..


- 총기 분해조립과 손질을 배우고 반납했다. 여자친구보다 소중하게 다뤄야 할 내 총.






2011.06.10


- 아침 일과로 군종?에서 와서 소개했는데 기독교(약30분) 소개가 끝나고부터 기억이 없다.

  무려 세 시간을 혼절했다.


- 오후에 체력측정 평가가 있어 맛있는 점심을 기대했지만.


- 체력단련 시작. '다치지 말고 적당히 해라.' 는 말을 믿지 않고 엄격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,

  정말 적당히 해도 되었다. 매사에 강하게만 밀어붙일 줄 알았는데.






2011.06.11


- 입소 후 첫 주말이다.


- 말로만 듣던 군대리아가 나왔다. 짬짜미라니!


- 첫 번째 빵은 패티를 담아 먹고 수프에 찍어 먹는 두 번째 빵은 즐겨 찾던 레스토랑을 생각나게 하기에 충분했다.

  잠깐이지만 행복하다.


-점심에 고기반찬이 나왔지만 턱없는 시간에 제대로 먹지 못했다. 


- 제식 시간. 열외 받고 운동장으로 이동한 우리 분대. 다른 중대 인원들은 땀내며 일하고 우리는 그늘에서 못에 끈을 묶으며

 사이다도 마셨다. 무려 사이다를. 시간은 벌써 15시 35분.


- 입교식 연습. 강한 햇살에 피부가 탔다.


- 양이 부쩍 늘었다. 배가 고파 평소보다 많이 담아선 아차 싶다가 어느새 설거지가 필요 없어진 식판.






2011.06.12


- 기상나팔에 눈을 떴는데 7 am. 망했다 싶었는데 일요일이라고 한 시간 더 재워줬다. 일요일 좋다.


- 고기, 아니 갈비탕 비슷한 아침을 먹고 교회에 갔다. 눈물 닦는 휴지가 있었다. 누가 쓰나 싶었는데..

 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. 아. 적응안돼.


- 입교하고부터 단것을 못 먹었다. 종교행사에 가면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설레임을 받았다.

  설레이긴 하는데.


-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.


- 입교식 연습이 고되다. 


- 저녁으로 삼겹살 삶은 게 나왔다. 재배식이 가능해서 양껏 먹었다. 일요일 좋다.


- 야간교육. 


- '학사사관 3사관학교 마지막임관.'


- 두 번째 불침번. 새벽에 서기는 처음인데 졸리다. 그래도 불침번 친구가 좋아서 시간은 금방 갈 것 같다.


- 군화, 활동화, 슬리퍼 순서. 20시 30분 기준 상벌점. 우체국만 이용 가능. 수양록 쓰기. 근무표 '정자체'. 소포로 먹는 것 x.






  첫 주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갔다. 두발검사에 걸려 머리를 자르고, 군복을 보급받고, 체력 측정도 하고, 제식이란 군인의 '각'도 배웠다. 내 총을 받기도, 군대리아도 먹었다. 장교 양성과정이라 짬밥 따위의 군대용어는 여전히 생소했지만, 말로만 듣던 군대리아도 먹어보고 흥미로운 한 주였다. 우리 분대엔 일 년 늦게 온 나와 동갑내기인 체육학과 세진이와 깔끔한 신앙인 민우가 있었고 24살로 절대 안 보이는 자동차 광 석이와 음악 덕후 제범이가, 군사학과 원진이 유학파 호창이가 있다. 다들 개성이 강해 항상 주목받고. 좋게 말해 주목받는 것이지 벌점 폭탄에 훈육 장교님들의 동네북이었다. 이제 막 군에 끌려온 남자 7명이 한방을 쓰니 그 분위기 또한. 다소 삭막했던 분위기는 내가 타 중대의 막사에서 우리 중대엔 지급되지 않은 타 중대의 보급품을 가져오면서부터 누그러졌다(이때엔 중대의 개념도 없었다.). 약간의 실수는 긴장된 분위기를 이완시키는데 일조한다. 같은 아픔(입대)을 공유하는 녀석들이라 처음의 서먹함은 잊은 채 빠른 속도로 가까워 질 수 있었다. 또하나 재미있는 것은 군대는 남자만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 학사사관은 무려 여군사관과 함께 양성교육을 받는다. 단 선택된 4개 중대만. 나는 그중 4중대였고 우리는 타 중대에서 훗날 꿈의 4중대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. 물론 이 시기에는 여군들과 말도 할 수 없었고, 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. 아침, 저녁으로 실시하는 점호, 도수체조라는 기이한 체조, 경례할 때 손보다는 허리가 먼저 굽혀지는, 아직까진 군인 티가 전~혀 나지 않지만 이렇게 1주가 지났다.
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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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ntro.  (9) 2012.03.25
Posted by 허벅다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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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전지운

    글이 맛깔나군. 역시 아우는 글을 잘써.

    2012.05.21 22:07 신고 [ ADDR : EDIT/ DEL : REPLY ]
    • 감사합니다 형님. 아. 형님 저 대한민국 1퍼센트 봤습니다! ㅋㅋ 형님은 연기를 잘하십니다.

      2012.05.21 22:10 신고 [ ADDR : EDIT/ DEL ]
  2. 입소하셨군요. ^^
    오래전 일이지만 소록소록 기억이 떠오르네요.
    항상 건강하시길! ^^

    2012.05.22 15:45 신고 [ ADDR : EDIT/ DEL : REPLY ]
  3. ㅇㅇ 군대라는 기억은 잊으려해도 잊혀지지않고.....
    돌아가라면.싫고...
    가끔은 좋은 기억으로도..... ㅎㅎ 참 묘한곳 같아요

    2012.05.25 11:14 신고 [ ADDR : EDIT/ DEL : REPLY ]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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